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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정신질환'도 닮는다... 자녀 발병 위험 최대 4.5배↑
대만·덴마크·스웨덴 연구팀, 약 1,250만 명 부부 데이터 분석
정신질환, 부부간 유사성 뚜렷… 조현병·양극성장애 등에서 강하게 확인
부모 모두 같은 질환 시 자녀 발병 위험 최대 4.5배 증가
자신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는 '동질혼(assortative mating, 동류교배)' 현상이 정신질환에서도 나타나, 부부가 유사한 정신 건강 문제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경향이 특정 문화나 사회적 변화와 무관하게 세대를 거쳐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임을 보여주며, 정신질환의 유전적 특성과 인구 집단 내 발병 양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번 연구에는 대만, 덴마크, 스웨덴 3개국의 국가 등록 자료가 활용됐다. 연구팀은 대만에서 약 500만 쌍의 부부 데이터를 확보하고, 덴마크(약 57만 쌍)와 스웨덴(약 70만 쌍)의 자료와 비교했다. 특히 1930년대 이후 출생한 대만인 부부를 세대별로 구분해, 부부간 정신 질환의 연관성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분석했다. 연구에는 약 1,250만 명의 데이터가 활용됐으며, 조현병, 양극성장애, 주요 우울장애 등 9가지 정신 질환 사례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성별, 출생 연도, 거주 지역 등 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매칭된 사례-대조군 설계(matched case-control design)' 통계 기법을 적용했다.
같은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과 결혼할 확률 높아
분석 결과, 모든 정신질환에서 부부간 연관성이 국가와 세대를 넘어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는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같은 질환을 가진 사람과 결혼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조현병, 양극성장애,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물질사용장애(sud)처럼 유전적 요인이 큰 질환에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했다. 부모가 모두 같은 질환을 가진 경우, 한쪽 부모만 질환을 가진 경우보다 자녀의 발병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질환별로는 조현병 4.5배, 주요 우울장애 2.18배, 양극성장애 3.0배, 물질사용장애 3.3배 증가했다.
세대별 분석에서는 대부분의 정신질환이 약 90년 동안 꾸준히 유지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일부 질환에서는 변화가 관찰됐다. 강박장애(ocd)는 세대가 지날수록 부부간 연관성이 감소한 반면, 물질사용장애(sud)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단순히 부부가 같은 환경을 공유해서 생기는 현상뿐 아니라, 사회적 선택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 '동질혼', '수렴', '사회적 동형성'을 원인으로 꼽아
연구팀은 배우자 간 이러한 유사성이 발생하는 원인을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자신과 유사한 짝을 선택하는 '동질혼', 둘째, 함께 생활하며 점점 닮아가는 '수렴(convergence)', 셋째, 사회적·문화적 제약이 배우자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동형성(social homogamy)'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결합해 세대를 넘어 부부간 정신질환 유사성이 축적되며, 이는 유전자 연구와 발병 위험 추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 중 한 명인 로레이트 뇌과학 연구소(laureate institute for brain research)의 춘 치에 판(chun chieh fan) 박사는 "정신 질환을 가진 배우자 간 유사성은 문화적 차이를 넘어 세대를 거쳐 누적되는 중요한 현상"이라며, "향후 정신질환 연구와 유전학 연구에서 이러한 배우자 선택 패턴을 고려해야 하며, 부부간의 연관성은 정신질환의 유전적 요인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는 데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spousal correlations for nine psychiatric disorders are consistent across cultures and persistent over generations: 9가지 정신 질환에 대한 배우자 연관성은 문화 전반에 걸쳐 세대를 이어 지속된다)는 2025년 8월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