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시간안내
- 평 일 09:00 ~ 18:00
- 토요일 09:00 ~ 14:00
- 점심시간 13:00 ~ 14:00
*일요일/공휴일 : 휴진*
홈으로_ 커뮤니티_ 건강칼럼
"똑같은 감기인데 나만 심하게 앓는 이유"… 해답은 '콧속'에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의 반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누구는 가벼운 콧물로 끝나지만, 누구는 심한 호흡기 증상이나 천식 발작으로 고생한다. 그동안 이를 체질이나 막연한 면역력 차이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 현상을 구체화한 연구 결과가 보고되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 예일대(yale university) 연구진은 감기의 경중을 가르는 핵심이 코 안쪽 '상피세포'의 초기 방어 속도라고 밝혔다. 바이러스가 침투한 직후, 인체 최전선인 코 점막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병세가 좌우된다는 뜻이다. 이에 이비인후과 정주현 교수(가천대 길병원)와 함께 코 점막의 생리학적 방어 기전을 중점으로 살펴보고, 호흡기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생활 수칙을 짚어본다.
초기 대응 놓치면, 감염 세포 비율 '최대 30%' 급증
예일대 연구에 따르면 콧속 면역 세포가 바이러스 침투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면 감염 세포 비율이 전체의 2% 미만에 그쳐 환자가 증상을 거의 체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칠 경우 이 비율이 최대 30%까지 급증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하여 정주현 교수는 "감기의 경중을 결정짓는 핵심은 단순한 전신 면역력이 아니라, 1차 방어선인 코 점막 면역의 질과 속도라는 관점이 최근 학계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초기 바이러스 증식량(viral load)을 조절해 증상의 강도와 지속 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은 다음 네 가지로 요약된다.
● 코 점막 상피세포의 선천면역 반응 속도
● 인터페론(interferon)의 초기 분비량
● 점막 내 면역글로불린 a(iga) 분비 수준
● 점액 섬모 운동(mucociliary clearance)의 효율성
바이러스 증식 억제하는 '인터페론', 신속한 분비가 하기도 감염 막는다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요소 중, 이번 연구에서 주목한 것은 '인터페론'의 초기 분비량이다. 바이러스 침투 시 코 점막에서 분비되는 인터페론은 감염된 세포가 주변 세포에 보내는 신호 단백질이다. 이는 인체 내 항바이러스 상태를 유도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주현 교수는 "감염 초기 24~48시간 이내에 코 점막에서 인터페론 분비가 신속하게 이루어지면, 바이러스의 하기도 이동을 미리 차단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초기 반응은 결과적으로 체내 바이러스 증식량을 줄이고, 병증이 전신 염증으로 악화하는 과정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기도 감염 시 폐렴 위험, "사이토카인 스톰 등 중증으로 이어질 수도"
코 점막의 초기 방어 기전은 단순 감기뿐만 아니라, 독감이나 코로나19와 같은 고병원성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시 그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만일 상기도인 코 점막에서 바이러스 차단에 실패하여 병원체가 기관지와 폐포 등 하기도로 하행할 경우, 중증 호흡기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존재한다. 바이러스가 폐포 상피세포를 감염시키면 광범위한 세포 손상을 유발하여 바이러스성 폐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정주현 교수는 "초기 인터페론 반응이 늦으면 바이러스량이 급증하고 뒤늦은 강한 염증 반응과 함께 il-6, tnf-α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과다 분비가 동반되어, 이른바 사이토카인 스톰(cytokine storm)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면역반응에 의한 폐조직의 파괴도 일어날 수 있으며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을 방어해야 할 면역 체계가 뒤늦게 통제 불능 상태로 과도하게 작동하면서,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환자 자신의 정상적인 폐 조직까지 공격해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코 점막 기능 유지를 위한 호흡기 건강 관리법
코 점막이 본연의 물리적·면역학적 방어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려면 일상적인 호흡기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주현 교수가 조언하는 호흡기 건강 유지를 위한 기본 생활 수칙은 다음과 같다.
● 실내 습도 유지: 실내 습도는 40~60%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권장된다. 점막 건조를 막고 점액과 섬모 운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적절한 온도 조절: 겨울철의 과도한 난방이나 여름철의 냉방은 코 점막을 건조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 콧속 세척: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비강 세척은 코 내부의 점액과 알레르기 유발 물질, 바이러스 입자 등을 물리적으로 씻어내고 점막 수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콧속 보습제 활용: 코 내부의 건조함이 심하다면 비강 보습제를 사용해 점막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 알레르기 질환 관리: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호흡기 1차 방어선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 금연 실천: 흡연은 점막의 섬모 운동 기능을 저하시켜 병원체 배출 능력을 떨어뜨리고 점막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금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